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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일지/2021년 기록

제 1회 장벽파괴영화제 관객 설문조사

by 뿌셔뿌써 2022. 2. 13.

파괴왕의 제 1회 장벽파괴 영화제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어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많은 분들을 모실 수는 없었지만 오신분들에게도, 저희에게도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상영회 전, 입장하는 관객분들께 설문지를 나눠드렸는데요.

나눠드린 설문지는 상영회 후, 관객분들 모두 잘 작성해서 건네주셨답니다.

 

 

농인/청인을 선택지를 나누고 자막해설과 수어해설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제 2회 장벽파괴영화제 개최에 참고하고 개선하기 위해

이번 상영회에서 좋았던 부분과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설문을 받았답니다.

 

그리고 평소 배리어프리 해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농인, 청인 구분없이 대부분의 관객분들께서 모든 분야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해주셨어요.

 

배리어프리라는 영역은 처음에 낯설지만, 한번 접한다면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실거예요.

 

파괴왕은 그러한 생각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만들어졌고

그 일환으로 배리어프리 영화해설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물론 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싶답니다.

 

 

인상깊었던 답 중 하나를 슬쩍 보여드리자면,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좋았던 점에 '다함께 영화를 본 것'이라고 답해주셨던 분이 계셨어요.

평소 배리어프리 영화를 영화관에서 볼 수 없었고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 한자리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던 순간이였기에

이렇게 답해주셨던게 아닐까합니다.

 

 

현재 배리어프리 영화는 국내에서 많이 상영되고 있지않습니다.

상영관도 거의 없을 뿐더러, 간혹 상영되더라도

비인기 시간대에 상영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보러가기 힘들죠.

즉, 다른 영화와는 달리 내가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대에 골라서 볼 수 없는데요.

 

그래서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간혹 인터넷으로 또는 복지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보는 것 뿐이였죠.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작업은 영화개봉 이후 시간이 꽤 지나서 작업되기 때문에

개봉작 중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바로 볼 수 없고

언젠가 배리어프리작업이 되길 기다려야 합니다.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고 배리어프리 작업이 될지 여부도 알 수 없어요.

 

넷플릭스에서 수준높은 화면해설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ott의 경우 화면해설이 지원되지 않고 있는데요.

 

현재는 콘텐츠의 시대라고 일컫지만, 시, 청각장애인들은

보고 싶은 콘텐츠나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대로 마음껏 즐길 수 없죠.

 

 

제 1회 장벽파괴영화제를 처음 준비하고 홍보를 했을 당시,

유명한 상업영화가 아닌 대구지역 기반으로 제작된 독립영화라

많은 분들의 흥미를 끌기 어려웠는데요.

 

예산의 문제도 있었지만, 대구에서 제작된 영화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과

독립영화라는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상영회 당시, 독립영화라는 분야가 너무 낯설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하면서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라며 조마조마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걱정은 영화 상영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말끔히 덜어버릴 수 있었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번 상영회를 통해 대구에서도 이렇게 멋진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고

독립영화에 대해 처음 알게 되어 흥미롭다고 해주셨습니다.

 

다음에도 독립영화를 보고 싶다고 답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뿌듯했습니다. :-)

 

그리고 상영한 3편의 영화의 감독님들을 모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는데요.

농인 관객분들은 이런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는 GV가 처음이라

정말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주시며 즐기셨답니다.

GV는 수어통역사님 덕분에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어서 제 2회 장벽파괴영화제가 개최되길 바란다는 관객분들의 요청에 힘입어

2022년에 제 2회 장벽파괴영화제가 개최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파괴왕은 언젠가 장애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날이 오길 바라며

장벽을 하나씩 파괴하는 활동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